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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을 상품화시키는 작가 및 소장자의 아이디어는 정말 놀랍다. 1987년 점프슈트에 손수 그림을 그려 뉴욕 아트 샵에 근무하는 한 직원에게 선물한 키스 해링의 옷이 수천 만 원을 호가하고, 심지어 앤디 워홀 작품을 포장했던 1960년대 누런 색 종이 박스가 수백만 원에 거래된다. '호박 그림' 작가 야오이 쿠사마의 '땡땡이 무늬'는 쿠키에까지 등장했다. 땡땡이 무늬의 작은 상자 속에 작가가 그린 각종 무늬의 쿠키를 개별 포장해 상품화시키는 능력은 혀를 내두를 정도다.

 

아리랑갤러리(부산 해운대구 우동)에서 팝아트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전시를 기획했다. 팝아티스트의 판화 작품과 함께 아트상품을 전시, 판매하는 'Seriously Art Factory(진지한 예술 공장)' 전. 앤디 워홀, 데미언 허스트, 야오이 쿠사마, 무라카미 다카시, 다카시 무라카미, 라우센버그 등 팝아티스트의 작품을 프린트한 티셔츠, 그릇, 디자인 소품 등 다양한 스타일의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실제 작품가가 너무 비싸 일반인들은 쉽게 소장할 엄두가 안나는 작가들의 아트상품들이다.

신지영 큐레이터는 "모든 아트상품과 작품들은 일본, 미국 현지에서 이번 전시를 위해 1년 간 컬렉션을 해 왔다"면서 "기존의 아트상품전과 달리 일부는 한정판으로 현지에서도 구할 수 없는 상품들로 구성돼 있어 감상의 재미를 더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미국 팝아트의 선구자 앤디 워홀의 '캠벨 수프'(1962)도 소개된다. 대중미술과 순수미술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미술뿐 아니라 영화, 광고, 디자인 등 시각예술 전반에서 혁명적 변화를 주도한 워홀. 그의 손을 거친 것은, 종이 포장지조차 거액의 작품으로 만들어버리는 미다스의 손이다. '일본의 워홀'을 꿈꾸는 다카시 무라카미의 플라워 쿠션과 시계, 중국의 4대 천왕 중 하나인 팡리준의 현대중국사회에 대한 냉소적 시선을 담은 작품 등도 만날 수 있다. 오는 12일까지 전시. - 임은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