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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보는 것만으로 미술을 모두 이해할 수 있을까? 적어도 미술사 정도는 알아야 미술을 좀 더 깊게 이해할 수 있을 게다. 그런 기회가 생겼다. 현대 미술의 혁명가, 마르셀 뒤샹과 관련된 꽤 오래된 책도 보인다. 그중에는 이미 절판된 책들도 있고, 한정판으로 나온 책들도 있다. 팝아티스트와 관련된 카탈로그까지.

흡사 '북카페'나 '북페어' 같다. 갤러리에서 열리는 북페어. 단순한 북페어가 아니다.

日 전시 기획자 고지 하마다
마르셀 뒤샹·앤디 워홀 등
20년간 수집한 아트 북 전시

백남준, 이우환, 구사마 야요이, 앤디 워홀 등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현대 미술 대표 작가들의 작품집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갤러리에서 그림이 아닌 책을 만난다는 것은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도쿄 아트 페어'를 포함해 수많은 전시와 이벤트를 기획한 일본인 전시기획자 고지 하마다(48)와 '아리랑 갤러리'가 만났다.

전시 기획자 하마다는 이를 '북페어'가 아니라 굳이 '북레이어'(BOOKLAYER)라 칭했다. 자신이 조합한 말이란다.

의미는 뭘까? "'책장'이라는 단순한 뜻도 되지만 '그 사람의 사상, 관심, 생각을 읽을 수 있는 켜켜이 쌓여 있는 책'을 말한다"고 했다. 그래도 '북페어'와 구별이 쉽지 않아 그 차이를 물었다. "북페어에서는 책방이나 인터넷 서점에서 얼마든지 구입할 수 있는 책을 선보이지만 여기 책은 쉽게 살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여기엔 갤러리의 포스터 같은 것도 있죠. 당시에는 가치 없는 것이었지만 지금은 가치 있는 것이 된 것들 말이죠." 그래서 전시 제목도 익스펜시브(EXPENSIVE)다. '가격이 비싸다'는 의미가 아니라 '가치 있고 귀중한 책'이라는 의미.

이번에 선보이는 '북레이어'에는 하마다가 20년 동안 수집한 아트 북들을 관객들이 이해하기 쉽게 동시대별·시대순(1911~2010년)으로 전시해 놓고 있다. 요컨대 게르하르트 리히터, 줄리안 오피, 장 미셀 바스키아, 프란체스코 클레멘테 작품집으로 구성한 '1980~90년대 아트 북 컬렉션', 일본의 세계적 팝아티스트 무라카미 다카시 등 일본 대표 작가들의 작품집을 모은 '도쿄 아트 북 컬렉션', '백남준 아트 북 컬렉션' 등이 그것.

여기에 데미안 허스트(영국) 등 미술가들의 판화와 사진 작품도 더했다. 세계 현대미술을 한 공간에서 조망할 수 있는 이색적인 자리로 우리 미술계에서도 색다른 자극제가 될 것 같다.

▶익스펜시브(EXPENSIVE)전=2월 8일까지 아리랑갤러리. 051-731-0373.

정달식 기자 dos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