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성훈展 / KONGSUNGHUN / 孔成勳 / painting   2009_1120 ▶ 2009_1211

나무 75.7x100.8cm Oil on Canvas 2009.jpg
 
공성훈_나무_캔버스에 유채_75.7×100.8cm_2009
 

초대일시_2009_1120_금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30am~07:00pm

후원,협찬,주최,기획 / 아리랑갤러리

관람시간 / 10:30am~07:00pm / 월요일 휴관

아리랑갤러리 ARIRANG GALLERY 부산시 해운대구 우동 1483 센텀Q 111 Tel. +82.51.731.0373 www.arirangallery.com

 

 

비행기구름 145.5x112.1cm Oil on Canvas 2010.jpg
공성훈_비행기구름_캔버스에 유채_145.5×112.1cm_2010

 

 

공성훈의 그림은 호수의 표면에 떠있는 물풀처럼 차가우며 그 냄새는 비릿하다.

그림의 표면은 깊이를 측정하는 투시법에 충실하지만 물위의 기포인 듯 투명한 막이 전체의 면 위에 덧 씌워져 있는 듯하다. 붓질에 배어 나오는 물감의 접촉감이 만드는 풍경은 수면을 가볍게 스치며 멀어지는 조약돌처럼 세계의 살갗을 진동 시키며 지나가는 파열음이 들린다. 그 파열음은 체험한 세계의 익숙했던 사물들이 낮게 파장되며 분화되는 소리일 것이다.

분화의 의미는 풍경의 막을 스치거나 찢으며 발견되는 직관적 보임이고 차원의 눈 뜨임 이다. 몸과 시선이 풍경 속 사물들을 직시하며 그곳으로 들어 설 때에 조심스럽게 열리는 막의 실체는 깊이도 차원도 불투명 했었던 형태들이 시선의 의지에 의해서 다시 발견되는 것이고 재조합되는 것이며 그 속에 감춰져 있는 상처의 속살이 드러나는 것이다. 그래서 그가 본 것은 어둡고 푸르며 상처의 봉합과 재생이 필요한 세계의 병든 표피이며 곪아가는 징후들이다. 징후 속에 드러난 풍경은 개발되어진 인공의 도시에 익숙하였던 누군가가 문득 그 도시를 새롭게 해석하였을 때의 낯설음이고 곤혹스러움이다. 한 차원에서 생리학적으로 익숙한 감각이 다른 감각을 지각하였을 때에는 마취되었던 감각이 혈관의 도로망을 따라서 깨어나는 아픔 같은 것이다. 아픔이 클수록 인식론적 사고는 세계를 파악하기 위한 모든 관측도구인 몸의 긴장을 유발한다.  ■아리랑갤러리

달과새(The Moon and A Bird) 145.5x112.1cm Acrylic on Canvas 2009.jpg
공성훈_달과 새_캔버스에 유채_145.5×112.1cm_2009

공성훈의 회화에 우리의 시선은 몰입하고 표피를 더듬지만 실재계의 공허한 자성을 만난다. 현상 너머 근본 구조의 발견은 항상 생경함과 함께 저항도 생긴다. 우리의 몸과 감각의 구조는 그렇게 형성 되어져 있다. 우리의 시선은 도시의 야경과 새벽바다와 인공호수의 물비린내 까지 맡으며 텅 빈 충만감으로 가득한 세계의 납골당을 지나친다.

풍경 속 인공물 자연물들이 유적처럼 보이고 산언덕의 달빛 풍경은 그 빛이 섬약해서 달 먼지 속에 가려진 미증유의 신기루처럼 보인다. 사실 이 세계에 놓여진 형태들은 모두 고립되어 있고 스스로 초월적이다. 그것들은 정신이 실재하는 형태를 보며 사색할 때에도 포착하기 힘든 구조들이다. 우리 신체와 감각의 3차원적 허약함이고 세계의 차원이 다층적이고 비 실체성이라는 두려운 의문이기도 하다. 숙련된 시선의 그물에도 걸리지 않고 그림자처럼 빠져나가는 그 텅 빈 부재의 느낌은 존재의 공포이다. 미래의 회화는 우주론적이고 물리학적인 이론의 도움과 함께 확산되며 추론되고 검증되는 시공간의 너머까지 읽어 내야하는 어려움을 안고 있다.

돌을던져라 Throw a Stone 116.8x91cm Oil on Canvas 2009.jpg
공성훈_돌을 던져라_캔버스에 유채_116.8×91cm_2009

 

개 115x218cm  Oil on Canvas 2010.jpg
공성훈_개_캔버스에 유채_115×218cm_2010
 

공성훈이 그려낸 풍경들의 신기루 같은 착시는 한국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 의식의 근저에 있는 집단적 무의식의 원형이다. 몸의 감각이 정신을 앞서가는 시대에서 공허한 그 풍경들은 그것을 바라보는 시선에 대한 자각의 되새김과 세계의 지평을 떠도는 우리들이 그 지평을 바라보며 단절된 존재 속에 갇혀있는 유령 같은 존재의 재확인이다.

그러나 재현된 어떤 회화라도 사물들의 초월성과 독립적인 구조를 능가하기 힘들다. 사색과 검증에 익숙한 정신은 그 현상의 공허한 차이들과 시야를 축약해서 형태와 존재의 막을 걷어내는데 단련되어야 한다. 아직 드러나지 않은 미완의 회화들은 갱도에 수장된 광맥처럼 스스로 유발하며 출현하는 표현의 힘으로 준비 중일 것이다. 그래서 회화는 여전히 미완의 상태에 있으며 공허한 세계의 점들과 차이성을 드러내는 그 회화는 끝없는 길 위의 여정에 서있다.

「글」 김성룡(작가)

 

 

Vol.20100618f | 공성훈展 / KONGSUNGHUN / 孔成勳 / painting